
[이코노미스트 원주=김두용 기자]
‘맨땅에 헤딩’이라는 표현이 누구보다 잘 어울린다. 박정환 메쥬 대표이사는 공학도로 출발해 의료공학 박사까지 걸치며 한 우물을 팠지만 기술자가 아닌 사업가로서는 첫걸음마를 뗀 아마추어였다. 스타트업의 불모지인 강원도 원주에 터를 두고 결국 코스닥 상장까지 이뤄냈다. 지역 균형을 위한 ‘성공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어엿한 ‘프로’ 타이틀을 거머쥔 셈이다. 지역의 인재 양성부터 글로벌 헬스케어 포부까지 메쥬의 청사진은 트레이드마크가 된 박 대표의 고집스러운 턱수염처럼 확고했다.
‘제2의 창업’ 전환점, 에어비앤비 모델 낙점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메쥬는 원주 지역에 본거지를 둔 스타트업으로 ‘바늘구멍’을 뚫으며 보기 드문 성공모델을 만들었다. “수도권, 판교 밑으로는 투자자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는 스타트업의 정설을 깨고 ‘원주’에서 코스닥 상장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메쥬는 3월 26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메쥬는 2007년 설립 후 상장까지 무려 2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숱한 위기와 피봇(사업 전환)등을 거치며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서의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2018년 ‘제2의 창업’이 큰 전환점이 됐다.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 의공학 출신 박사 5명이 2007년 공동 설립한 메쥬의 첫 시작은 흔히 말하는 ‘용역’ 회사였다. 의료기기 솔루션 기술을 기성 업체에 제공하는 역할을 했다.
박 대표는 “2007년은 헬스케어 초창기였다. 당시에는 의료 솔루션이나 헬스케어 솔루션이 필요한 영역들이 많았는데 그런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가 없었다”며 “다양한 의료 솔루션을 상장 기업들한테 제공해줘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메디컬 이큐먼트 주’(Medical Equipment Zoo)를 뜻하는 메쥬를 설립해서 삼성·LG·현대차 등에 솔루션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보니 ‘원청’의 경쟁 입찰에 따라 기술 장벽을 허물고 극복하는 작업들이 지속됐다. 그는 “입찰 스펙에 맞게 기술을 고도화 시켜주는 일을 10년 가까이 했는데 항상 쳇바퀴처럼 똑같이 흘러갔다. 메인 아이템을 메쥬에서 직접 가지고 있는 게 아닌 구조였다”며 당시 느꼈던 한계를 언급했다.
이처럼 ‘용역의 일상화’가 ‘제2의 창업’의 시발점이 됐다. “기술이 있으니 우리가 직접 하는 게 낫겠다는 결론이 났다”는 박 대표는 “2018년에 외부의 네트워킹을 다 끊어버렸고, 법인을 세워 자체 기기 솔루션을 개발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제2의 창업을 과감히 선언했지만, 사업은 전혀 달랐다. 투자금 유치 등 사업가로서 맨땅에 헤딩하듯 부딪혔기에 숱한 어려움에 직면했다. 특히 강원도라는 척박한 환경에서의 투자금 유치가 난관이었다. 박 대표는 “의료기기를 설계하는 등 기술 개발 쪽으로는 어려움은 없었다. 사업화를 위해서는 초기 자본이 필요했는데 원주에는 벤츠 캐피탈이 하나도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네트워크가 부족했기에 무작정 뛰어다니고 부딪히는 게 일상이었다고. 그러다 에어비앤비 모델을 낙점했다. 그는 “경영학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자금 수요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서울의 교보문고를 맨날 왔다 갔다 하면서 경영학 서적들을 정독했다. 책을 통한 지식들과 투자자들의 만남 등을 통해 차츰 자본시장을 이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책을 보면서 낙점한 ‘레퍼런스 모델’이 바로 에어비앤비였다. 에어비앤비 창업자가 초기 법인을 설립할 때 한화로 대략 2억 정도의 자금을 마련해서 창업했다. 초기 시드 투자가 20억 수준이었는데 지분 20%를 넘겼다”며 “이런 레퍼런스 모델이 있어서 당시 메쥬의 기업가치가 60억원 수준이었는데 20% 지분을 넘겨주고 1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며 메쥬의 지분율 구조를 결정하게 된 투자금 유치 스토리를 늘어놓았다.
이후 메쥬는 전략적 투자자인 동아에스티로부터 30억원 투자를 받는 등 든든한 우군을 확보하게 됐다.
출처 : https://economist.co.kr/article/view/ecn202603160060
